Panic 04专辑介绍
우리시대의 음악작가 '패닉'이 돌아왔다.
원숙한 보컬과 랩이 어우러진 이적, 김진표의 영근 교합은 그저 숨막히는 탄성을 낳게 한다
지난 95년 결성, 10년을 맞은 오늘 패닉 컴백 의미는 남다르다. 그들이 빚어낸 이 한 장의 튼튼한 음악적 이음새와 그 무게는 불황의 가요계에도 영향권에 결코 속박받는 음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귀를 통해 가슴으로 전하는 음악적 지평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맞닥뜨릴 것이다.
패닉, 그 10년의 끝없는 행보...
95년 1집 음반 수록곡 '달팽이' '왼손잡이' '아무도' '기다리다'를 통해 새로운 감수성과 자유분방한 음악문법을 제시하면서도 밀리언셀러로 등장한 패닉은 이듬해 2집 음반 수록곡 'UFO' '강' '벌레'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를 발표하고 대중음악계에 자신의 매니아층을 공고히 형성시킨 전무후무한 듀오 그룹으로 평가받았다.
98년 발표한 패닉3집 역시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숨은 그림찾기' '뿔'등의 주옥같은 곡들로 한층 성숙해진 자아성찰을 보여준 음반으로 각인되었다.
패닉을 잠시 뒤로 한 채 두 뮤지션은 각자의 음악세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기약했다. 이적은 그룹 '카니발' '긱스' 활동을 통해 음악적 깊이에 쇄기를 박았으며 2장의 솔로음반(1999년 6월/2003년 6월)을 통해 'Rain'/'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하늘을 달리다'를 히트시키며 그의 팬들을 동요시켰다. 김진표 역시 래퍼로 발군의 실력과 실험정신을 선보였다.
뿐만아니라 최근, 책 '지문사냥꾼'을 발간해 10만부라는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 인식의 지평을 끝없이 넓혀나갔다.
김진표 역시 1999년 그룹 '노바소닉'을 결성, 3장의 음반을 통해 록과 랩의 조화가 어떻게 조합될 수 있는가에 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진표 역시 1997년 래퍼도 음반을 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채, 자신의 1집 음반 '열외'를 발표하고 '사랑해 그리고 생각해'를 히트시켰다. 1999년 2집 음반 '내곁에' 2001년 JP3 음반을 통해 한국의 래퍼들의 빅파티를 연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2003년 JP4 음반에서 BMK와 호흡을 같이한 '아직 못다한 이야기'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김진표 역시, 영화배우, MC, DJ, CF모델 등 어떠한 영역에 도전해도 그 진가를 발휘하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인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패닉4, 음반수록곡에서 나타난 크고 넓은 변모와 깊이...
결성 10년을 맞이하고서도 뮤지션으로서 빛바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또렷히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오직 두가지다. 팬들의 지속적인 결속력과 끊임없이 성찰하고 발전적 양상의 기대 결과물이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지난 2003년 패닉의 이적과 김진표는 각각 2집 음반과 JP4 음반을 통해 팬들의 결속력과 10만장의 음반 판매량으로 대중적 기대감을 충족시킴으로써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타진 받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패닉4의 음악적 완성도와 그 깊이에 관하여 논하는 일이 이제 흥미로울 정도로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는 점이다.
패닉 4집음반, 11트랙에 수놓여진 음악은 장르를 뛰어넘으면서도 그 탄탄한 음악적 상상력앞에 패닉의 음악적 여정의 깊이를 단숨에 느끼게 한다. 파격적 실험과 따뜻한 손길의 읊조림이 조화로운 음반으로 손색이 없다. 이적의 작곡은 더욱 섬세하고 심오해졌고, 목소리 역시 새로운 깊이를 엿보이고 있다. 예의 감각적이고 특유의 성찰적 가사 또한 여전히 살아남아 가슴을 두드린다. 래퍼 김진표의 울림 역시 안으로 되새김할 만큼의 깊이로 천착되고 있다.
타이틀곡 '로시난테'는 돈키호테가 자신의 애마와 함께 풍차를 향해 달리고 싶다는, 절망 끝에 자신의 힘으로 길어올리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대중적 넘버곡. 3박자의 리듬으로 기타와 퍼커션의 조화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기분좋은 속도감을 전해준다.
이적의 보컬은 원숙한 깊이에 한껏 당도했고 김진표의 랩 메이킹의 진수는 여전히 예사롭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트랙 4번곡 '눈녹듯'은 그녀의 집 앞 눈 위에 썼던 지순한 간청이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날, 사랑도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는 가사가 마치 우리들의 숨겨진 사랑의 전설을 끄집어내고 손에 만져질 듯한 기타소리는 따뜻한 온기를 담아내고 있고 귓청을 아련히 울리는 사운드와 멜로디는 차라리 교묘하리만큼 가슴을 관통한다. 이적과 김진표의 농익은 소리가 어우러져 눈 녹 듯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트랙 9번곡 '정류장'은 도리어 정공법을 택한 패닉 스타일의 발라드.
고단한 일상에서 좌절하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바로 '그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끝없이 되뇌이고 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정류장에 마중나와 있는 '그대'를 발견하고서, 부둥켜안고 울고 만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가사는 지난 시절 우리가 한번쯤은 느꼈던 우리시대의 사랑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으니 그 공감의 깊이는 무릎을 치고도 남을 법하다. 모두의 지난 시절 한켠에 담아둔 사랑을 다시 끄집어내 추억하고 위로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곡으로 손색이 없다.
이번 패닉4에는 천재 뮤지션으로 일컬어지는 '정재일'이 숨은 조력자로서 그 사임을 다했다. 뮤지션 정재일이 편곡, 공동 프로듀싱에 참여함으로써의 정교하고도 완성도있는 사운드는 꽃을 피우기에 손색이 없었다. 정재일은 지난 11월 체코 필하모니의 연주 녹음을 위해 패닉의 음반을 들고 프라하로 떠나 패닉 음악의 풍성한 자태를 한껏 부풀렸다. 마스터링 역시 세계적인 '버니 그런먼' 스튜디오에서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패닉4의 탄생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서고 말았다.
패닉4, 타이틀곡 '로시난테' 수작의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 화제
이번 타이틀곡이 좋습니까?
뮤직비디오의 명장 서현승은 그렇게 답했다.
제가 여기에 왜 있습니까...
1970년대로 시계를 돌려세운 이적은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에서 1933년산 포드드럭스를 타고 빗줄기를 뚫고 떠나고 김진표는 수색기지차량에 현존하는 유일한 증기기관차를 타고 푸른 광야로 떠나 해후를 맞이한다. 백여명의 엑스트라와 70년대의 풍물들을 고스란히 스크린위로 올려놓은 뮤직비디오는 근래 보기드문 수작으로 음악적 퀄러티에 더욱 새로운 감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패닉4, 수록곡에 관한 명상]
1. intro-재회
앨범의 문이 열리듯 곡은 이내 눈을 통해 영상이 떠오른다.
오랜 여정을 거쳐 마침내 다시 만난 패닉의 체취를 그윽하게 느낄 수 있다. 이 곡에 사용된 스트링 사운드는 앨범 말미의 [정류장]에서 차용한 것이고, 스산하게 등장했다 사라지는 피아노 사운드는 패닉 3집의 마지막 곡이었던 [미안해]의 그것이다. 7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돌아온 패닉 음악의 연속성을 상징하고 있다.
2. 균열
인간 몸과 마음, 의식과 무의식의 균열을 음악적 다이얼로그로 재해석하고 있다. 속삭임에서 광란의 절규까지 아우르는 다이나믹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rock과 funk, hip-hop, 그리고 60년대 사이키델릭 사운드 등이 현기증나게 믹스되어 질주하고 있다. 파워풀한 노래와 랩에서 이적과 김진표가 지난 몇 년간 밴드를 통해 쌓은 성과를 발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3. 태풍
곡이 시작되자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에 놓여 있는 듯하다.
태풍 전야의 불안과 격정이 담겨 있는, 그리하여 대중음악의 문법을 초월한 자유로운 멜로디와 리듬이 켜켜이 묻어있다. 전위적인 전주와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코러스가 의미심장하다. 시련 속에서 인간은 과연 자신이 믿어왔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통렬한 자문이 곡속에 빼곡이 담겨 있다.
4. 눈 녹 듯
패닉 1집의 '기다리다'를 다시 추억하게 한다. 그녀의 집 앞 눈 위에 썼던 지순한 간청이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날, 사랑도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는 가사가 마치 우리들의 숨겨진 사랑의 전설을 끄집어내고 있다.
손에 만져질 듯한 기타소리는 따뜻한 온기를 담아내고 있고 귓청을 아련히 울리는 사운드와 멜로디는 차라리 교묘하리만큼 가슴을 관통한다. 이적과 김진표의 농익은 소리가 어우러져 눈 녹 듯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5. 길을 내
허심탄회한 독백과도 같은, 숙성된 이적의 보컬과 정교하고 섬세한 김진표의 랩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스펠적인 느낌의 코러스가 매력적인, 힘찬 희망을 꿈꾸는 노래.
6. 나선계단
패닉만의, 패닉이어야만 가능한 음악적 진수를 여지없이 드러내는 넘버로 단연 압권이다. 표현주의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음산하고 기괴한 사운드, 악마적인 보컬, 나래이터와 같은 역할의 랩이 조화되어 그로테스크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적의 책 [지문사냥꾼]의 장면들도 고스란히 떠오른다.
7. 종이나비
고요한 바다를 떠다니는, 차분하고 절제된 사운드속으로 단숨에 빠져들게 한다. 읊조리는 노래와 랩속으로 보다 도발적인 상상과 관능적인 시야로 발길을 옮긴다. 팔락거리는 종이나비의 소리가 들리는 듯한, 끝없이 추락하는 아찔한 매력의 다크호스 트랙.
8. 뭐라고?
짜릿하고 통괘한 funk 넘버. 미끄러지듯 춤추는 리듬감이 압권이다. 인상적인 섹션을 담은 심플하면서 그루브 넘치는 funk의 표본같은 노래. 이적과 김진표가 주고받는 3절의 드라이브감을 놓치는 일은 감상을 포기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9. 정류장
도리어 정공법을 택한 패닉 스타일의 발라드.
고단한 일상에서 좌절하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바로 '그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끝없이 되뇌이고 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정류장에 마중나와 있는 '그대'를 발견하고서, 부둥켜안고 울고 만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가사는 지난 시절 우리가 한번쯤은 느꼈던 우리시대의 사랑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으니 그 공감의 깊이는 무릎을 치고도 남을 법하다. 모두의 지난 시절 한켠에 담아둔 사랑을 다시 끄집어내 추억하고 위로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곡으로 손색이 없다.
10. 로시난테
돈키호테의 애마였던 '로시난테'와 함께 풍차를 향해 달리고 싶다는, 절망 끝에 자신의 힘으로 길어올리는 희망을 노래한다. 3박자의 리듬과, 기타와 퍼커션의 조화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기분좋은 속도감을 전해준다.
이적의 보컬은 원숙한 깊이에 한껏 당도했고 김진표의 랩 메이킹의 진수는 여전히 예사롭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11. 추방
이적, 김진표, 그리고 앨범의 공동프로듀서 정재일이 스튜디오에 함께 들어가 라이브로 한 번에 녹음한 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에 실리는 노래와 랩은 앨범을 마무리하기에 손색없이 정갈하다.
원숙한 보컬과 랩이 어우러진 이적, 김진표의 영근 교합은 그저 숨막히는 탄성을 낳게 한다
지난 95년 결성, 10년을 맞은 오늘 패닉 컴백 의미는 남다르다. 그들이 빚어낸 이 한 장의 튼튼한 음악적 이음새와 그 무게는 불황의 가요계에도 영향권에 결코 속박받는 음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귀를 통해 가슴으로 전하는 음악적 지평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맞닥뜨릴 것이다.
패닉, 그 10년의 끝없는 행보...
95년 1집 음반 수록곡 '달팽이' '왼손잡이' '아무도' '기다리다'를 통해 새로운 감수성과 자유분방한 음악문법을 제시하면서도 밀리언셀러로 등장한 패닉은 이듬해 2집 음반 수록곡 'UFO' '강' '벌레'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를 발표하고 대중음악계에 자신의 매니아층을 공고히 형성시킨 전무후무한 듀오 그룹으로 평가받았다.
98년 발표한 패닉3집 역시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숨은 그림찾기' '뿔'등의 주옥같은 곡들로 한층 성숙해진 자아성찰을 보여준 음반으로 각인되었다.
패닉을 잠시 뒤로 한 채 두 뮤지션은 각자의 음악세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기약했다. 이적은 그룹 '카니발' '긱스' 활동을 통해 음악적 깊이에 쇄기를 박았으며 2장의 솔로음반(1999년 6월/2003년 6월)을 통해 'Rain'/'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하늘을 달리다'를 히트시키며 그의 팬들을 동요시켰다. 김진표 역시 래퍼로 발군의 실력과 실험정신을 선보였다.
뿐만아니라 최근, 책 '지문사냥꾼'을 발간해 10만부라는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 인식의 지평을 끝없이 넓혀나갔다.
김진표 역시 1999년 그룹 '노바소닉'을 결성, 3장의 음반을 통해 록과 랩의 조화가 어떻게 조합될 수 있는가에 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진표 역시 1997년 래퍼도 음반을 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채, 자신의 1집 음반 '열외'를 발표하고 '사랑해 그리고 생각해'를 히트시켰다. 1999년 2집 음반 '내곁에' 2001년 JP3 음반을 통해 한국의 래퍼들의 빅파티를 연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2003년 JP4 음반에서 BMK와 호흡을 같이한 '아직 못다한 이야기'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김진표 역시, 영화배우, MC, DJ, CF모델 등 어떠한 영역에 도전해도 그 진가를 발휘하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인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패닉4, 음반수록곡에서 나타난 크고 넓은 변모와 깊이...
결성 10년을 맞이하고서도 뮤지션으로서 빛바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또렷히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오직 두가지다. 팬들의 지속적인 결속력과 끊임없이 성찰하고 발전적 양상의 기대 결과물이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지난 2003년 패닉의 이적과 김진표는 각각 2집 음반과 JP4 음반을 통해 팬들의 결속력과 10만장의 음반 판매량으로 대중적 기대감을 충족시킴으로써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타진 받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패닉4의 음악적 완성도와 그 깊이에 관하여 논하는 일이 이제 흥미로울 정도로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는 점이다.
패닉 4집음반, 11트랙에 수놓여진 음악은 장르를 뛰어넘으면서도 그 탄탄한 음악적 상상력앞에 패닉의 음악적 여정의 깊이를 단숨에 느끼게 한다. 파격적 실험과 따뜻한 손길의 읊조림이 조화로운 음반으로 손색이 없다. 이적의 작곡은 더욱 섬세하고 심오해졌고, 목소리 역시 새로운 깊이를 엿보이고 있다. 예의 감각적이고 특유의 성찰적 가사 또한 여전히 살아남아 가슴을 두드린다. 래퍼 김진표의 울림 역시 안으로 되새김할 만큼의 깊이로 천착되고 있다.
타이틀곡 '로시난테'는 돈키호테가 자신의 애마와 함께 풍차를 향해 달리고 싶다는, 절망 끝에 자신의 힘으로 길어올리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대중적 넘버곡. 3박자의 리듬으로 기타와 퍼커션의 조화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기분좋은 속도감을 전해준다.
이적의 보컬은 원숙한 깊이에 한껏 당도했고 김진표의 랩 메이킹의 진수는 여전히 예사롭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트랙 4번곡 '눈녹듯'은 그녀의 집 앞 눈 위에 썼던 지순한 간청이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날, 사랑도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는 가사가 마치 우리들의 숨겨진 사랑의 전설을 끄집어내고 손에 만져질 듯한 기타소리는 따뜻한 온기를 담아내고 있고 귓청을 아련히 울리는 사운드와 멜로디는 차라리 교묘하리만큼 가슴을 관통한다. 이적과 김진표의 농익은 소리가 어우러져 눈 녹 듯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트랙 9번곡 '정류장'은 도리어 정공법을 택한 패닉 스타일의 발라드.
고단한 일상에서 좌절하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바로 '그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끝없이 되뇌이고 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정류장에 마중나와 있는 '그대'를 발견하고서, 부둥켜안고 울고 만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가사는 지난 시절 우리가 한번쯤은 느꼈던 우리시대의 사랑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으니 그 공감의 깊이는 무릎을 치고도 남을 법하다. 모두의 지난 시절 한켠에 담아둔 사랑을 다시 끄집어내 추억하고 위로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곡으로 손색이 없다.
이번 패닉4에는 천재 뮤지션으로 일컬어지는 '정재일'이 숨은 조력자로서 그 사임을 다했다. 뮤지션 정재일이 편곡, 공동 프로듀싱에 참여함으로써의 정교하고도 완성도있는 사운드는 꽃을 피우기에 손색이 없었다. 정재일은 지난 11월 체코 필하모니의 연주 녹음을 위해 패닉의 음반을 들고 프라하로 떠나 패닉 음악의 풍성한 자태를 한껏 부풀렸다. 마스터링 역시 세계적인 '버니 그런먼' 스튜디오에서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패닉4의 탄생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서고 말았다.
패닉4, 타이틀곡 '로시난테' 수작의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 화제
이번 타이틀곡이 좋습니까?
뮤직비디오의 명장 서현승은 그렇게 답했다.
제가 여기에 왜 있습니까...
1970년대로 시계를 돌려세운 이적은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에서 1933년산 포드드럭스를 타고 빗줄기를 뚫고 떠나고 김진표는 수색기지차량에 현존하는 유일한 증기기관차를 타고 푸른 광야로 떠나 해후를 맞이한다. 백여명의 엑스트라와 70년대의 풍물들을 고스란히 스크린위로 올려놓은 뮤직비디오는 근래 보기드문 수작으로 음악적 퀄러티에 더욱 새로운 감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패닉4, 수록곡에 관한 명상]
1. intro-재회
앨범의 문이 열리듯 곡은 이내 눈을 통해 영상이 떠오른다.
오랜 여정을 거쳐 마침내 다시 만난 패닉의 체취를 그윽하게 느낄 수 있다. 이 곡에 사용된 스트링 사운드는 앨범 말미의 [정류장]에서 차용한 것이고, 스산하게 등장했다 사라지는 피아노 사운드는 패닉 3집의 마지막 곡이었던 [미안해]의 그것이다. 7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돌아온 패닉 음악의 연속성을 상징하고 있다.
2. 균열
인간 몸과 마음, 의식과 무의식의 균열을 음악적 다이얼로그로 재해석하고 있다. 속삭임에서 광란의 절규까지 아우르는 다이나믹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rock과 funk, hip-hop, 그리고 60년대 사이키델릭 사운드 등이 현기증나게 믹스되어 질주하고 있다. 파워풀한 노래와 랩에서 이적과 김진표가 지난 몇 년간 밴드를 통해 쌓은 성과를 발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3. 태풍
곡이 시작되자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에 놓여 있는 듯하다.
태풍 전야의 불안과 격정이 담겨 있는, 그리하여 대중음악의 문법을 초월한 자유로운 멜로디와 리듬이 켜켜이 묻어있다. 전위적인 전주와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코러스가 의미심장하다. 시련 속에서 인간은 과연 자신이 믿어왔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통렬한 자문이 곡속에 빼곡이 담겨 있다.
4. 눈 녹 듯
패닉 1집의 '기다리다'를 다시 추억하게 한다. 그녀의 집 앞 눈 위에 썼던 지순한 간청이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날, 사랑도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는 가사가 마치 우리들의 숨겨진 사랑의 전설을 끄집어내고 있다.
손에 만져질 듯한 기타소리는 따뜻한 온기를 담아내고 있고 귓청을 아련히 울리는 사운드와 멜로디는 차라리 교묘하리만큼 가슴을 관통한다. 이적과 김진표의 농익은 소리가 어우러져 눈 녹 듯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5. 길을 내
허심탄회한 독백과도 같은, 숙성된 이적의 보컬과 정교하고 섬세한 김진표의 랩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스펠적인 느낌의 코러스가 매력적인, 힘찬 희망을 꿈꾸는 노래.
6. 나선계단
패닉만의, 패닉이어야만 가능한 음악적 진수를 여지없이 드러내는 넘버로 단연 압권이다. 표현주의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음산하고 기괴한 사운드, 악마적인 보컬, 나래이터와 같은 역할의 랩이 조화되어 그로테스크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적의 책 [지문사냥꾼]의 장면들도 고스란히 떠오른다.
7. 종이나비
고요한 바다를 떠다니는, 차분하고 절제된 사운드속으로 단숨에 빠져들게 한다. 읊조리는 노래와 랩속으로 보다 도발적인 상상과 관능적인 시야로 발길을 옮긴다. 팔락거리는 종이나비의 소리가 들리는 듯한, 끝없이 추락하는 아찔한 매력의 다크호스 트랙.
8. 뭐라고?
짜릿하고 통괘한 funk 넘버. 미끄러지듯 춤추는 리듬감이 압권이다. 인상적인 섹션을 담은 심플하면서 그루브 넘치는 funk의 표본같은 노래. 이적과 김진표가 주고받는 3절의 드라이브감을 놓치는 일은 감상을 포기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9. 정류장
도리어 정공법을 택한 패닉 스타일의 발라드.
고단한 일상에서 좌절하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바로 '그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끝없이 되뇌이고 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정류장에 마중나와 있는 '그대'를 발견하고서, 부둥켜안고 울고 만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가사는 지난 시절 우리가 한번쯤은 느꼈던 우리시대의 사랑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으니 그 공감의 깊이는 무릎을 치고도 남을 법하다. 모두의 지난 시절 한켠에 담아둔 사랑을 다시 끄집어내 추억하고 위로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곡으로 손색이 없다.
10. 로시난테
돈키호테의 애마였던 '로시난테'와 함께 풍차를 향해 달리고 싶다는, 절망 끝에 자신의 힘으로 길어올리는 희망을 노래한다. 3박자의 리듬과, 기타와 퍼커션의 조화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기분좋은 속도감을 전해준다.
이적의 보컬은 원숙한 깊이에 한껏 당도했고 김진표의 랩 메이킹의 진수는 여전히 예사롭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곡이다.
11. 추방
이적, 김진표, 그리고 앨범의 공동프로듀서 정재일이 스튜디오에 함께 들어가 라이브로 한 번에 녹음한 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에 실리는 노래와 랩은 앨범을 마무리하기에 손색없이 정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