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艺人:Thornapple   日韩乐队
  • 语种:韩语
  • 唱片公司:네오위즈인터넷
  • 发行时间:2014-06-12
  • 类别:录音室专辑

이상기후专辑介绍

다른 사과다. 이 사과가 4년 전의 사과와 얼마나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구차하다. 그저 가득 베어 물고, 또 베어 물고.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의 가사와 몽환적인 사운드를 가진 밴드 쏜애플(THORNAPPLE)은 2010년 데뷔 앨범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를 별도의 홍보 없이 ‘음악 그 자체의 힘’만으로 자신들이 설 땅을 굳건히 만들어 냈다.
주축 멤버들의 입대로 3년간 중지됐던 활동을 재개한 2013년, 쏜애플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M.net ‘밴드의 시대‘ 출연으로 대중들과 음악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은 해피로봇 레코드와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후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대형 페스티벌 출연은 물론, 독특한 연출과 구성을 통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단독 콘서트를 연이어 매진시키기에 이르렀다. 단연, 현재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임에 분명한 쏜애플.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영리함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질료를 토대로 고유의 형상을 구축한다. 치열한 낱말들은 뜨거운 피의 온도로 청자에게 스며든다. 냉소와 무관심이 ‘멋짐’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쏜애플의 음악을 듣고 이들에게 깊이 투영되는 이유다. 4년 만의 신작, 결코 가볍지 않은 두 번째 앨범, “이상기후”와 함께 쏜애플이 돌아온다.

피의 온도로 쓰여진 열 알의 가시사과

한꺼번에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폭발력, 갈증과 열망으로 가득 찬 쏜애플의 음악을 음반 한 장에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프로듀서 서상은과의 만남은 이러한 쏜애플의 음악이 음반이라는 매개체 안에서 최대한으로 표현되도록 정제되었다.
쏜애플 2집 ‘이상기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존’이다. 모든 곡들이 한 단어 아래에서 다각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장중하고, 과잉된 사운드의 인트로 트랙을 기대했을 청자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건, 극한의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된 ‘남극’이다. 앨범의 프롤로그라 할 수 있는 발단부는 담담한 목소리로 치열한 단어들을 뱉어낸다. 이어서 라이브가 기대되는 ‘시퍼런 봄’에서는 이전과 다른 쏜애플의 가사와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무대에서 선보인 바 있는 곡 ‘피난’과 ‘boy meets girl’의 뻔한 주제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노래하는 ‘백치’까지. 우리는 이들이 결코 동어반복을 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2013년, 민트페이퍼 시리즈 앨범 “bright #1”에 수록된 ‘살아있는 너의 밤’은 재녹음을 거쳐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한층 농밀해졌으며, 타이틀 곡인 ‘낯선 열대’는 쏜애플이 그동안 거쳐왔던 변증이 축적된 종합적 결과물임을 증명한다.
싸이키델릭한 사운드 텍스쳐와 드라마틱한 전개, 매혹적인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을 갈구하는 노랫말까지, 쏜애플의 매력이 극대화되어 녹아 들어있다. 그 뒤를 잇는 ‘암실’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실험적인 곡으로, 이들의 광기와 우울, 문학성의 극한을 보여준다. 앨범 후반부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베란다’에서는 덥(dub)이라는 상상치도 못한 낯선 소재 위에 쏜애플의 익숙한 정서가 흐른다. 내적 완성도에 있어 최고조에 이른 곡이다.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있음을 노래하는 ‘아지랑이’와 새로운 송가가 될 ‘물가의 라이온’까지, 2집 “이상기후”는 지금 쏜애플의 생존을 이야기한다.

거대한 세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살아남기

앞서 말했듯 “이상기후”는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하나의 주제로 쓰인 단편 소설집이자, 각각의 챕터가 유기적으로 얽혀 직조되는 하나의 큰 ‘이야기’이다.
곡의 훅이 훌륭하다거나, 음악 구조적 유사성을 통일성 있게 가져가는 앨범은 많다. 그런 앨범 또한 훌륭한 앨범이다. 하지만 지금 밴드 씬에서 이렇게 ‘촌스러울’ 정도로 하나의 주제를 백퍼센트의 에너지로 통렬하게 노래하는 밴드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렇게 백치와도 같은 이들은 이 거대한 세계에서 ‘생존’을 웅변한다. 여기에서 ‘생존’이란 어떤 의미도, 가치적 잣대도 들이밀 수 없는, ‘그저 살아있음’이다. 던져진 존재, 생(生) 그 자체의 숭고.

익숙했던 것들이 노스탤지어의 저편으로 저물어가면서 우리가 흘러 들어오게 된 낯선 열대, 나쁜 날씨, “이상기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식어버린 말을 하지 말고, 그저 살아남기.